놀이는 곧 유아들의 생활이라고?

1. 놀이의 개념 및 특성

    (1) 놀이의 개념

 

          이제 놀이에 대한 어릴 적 경험, 놀이를 좋아하는 이유 등을 다시 회상하면서 놀이의 개념을 생각해 보자고 한다. 놀이로 번역되는 'play'에 대하여 옥스퍼드 영어사전은 서로 다른 116개의 의미로 해석하고 있다. 'play'의 일부만 보더라도 이들은 하루 생활중에 경험되는 사건, 활동들과 모두 연관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로저스와 소여는 "놀이는 곧 유아들의 생활이다" 라고 개념화하였다. 이는 일찍이 프뢰벨이 유아와 성인을 대비하여 삶의 현장을 놀이 대 일로, 삶의 도구를 놀잇감 대 실제 생활도구로 제시한 것과 상통한다고 하겠다. 성인이 삶의 의미를 주는 일을 통해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고 확장하여 성공 또는 실패감을 느끼고 더 나은 삶을 위해 노력하듯이, 유아는 놀이를 통해 잠재된 능력을 표출하고 확장해 가면서 자아를 발견하고 실현하고자 한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일찍이 김옥련은 "놀이란 유아의 티 없는 생명의 발뢰므로 유아의 생활에서 놀이를 빼앗다는 것은 마치 물고기에게서 헤엄을 치는 자유를 빼앗는 것과 같다."고 하였다. 그리고 유아의 놀이를 어른의 일과 대비하여 구분하는 것을 경계하였다. 그리고 유아의 놀이를 어른의 일과 대비하여 구분하는 것을 경계하였다. 그는 유아기의 놀이란 놀이 자체의 즐거움이 목적인 경우도 있고, 처음부터 계획을 세워 탐색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데 목적을 두는 경우도 있다면서, 이처럼 구분이 뚜렷하지 않은 것이 한 마디로 놀이라고 하였다. 

 이제까지 많은 학자가 공통적으로 '놀이란 무엇일까?'를 정의하기 위하여 놀이와 대비될 수 있는 행동들을 통해 접근하는 방식을 취해 왔다. 예를 들어 놀이와 일을 하나의 연속선상에 두고, 놀이는 일의 특징일 수 있으나 일은 놀이의 특징이 아니라고 보았다. 즉 놀이는 능동적-자발적이며 재미있고 특정 목표를 두지 않으며 스스로 시작하고 진지하게 임하는 데 비하여, 일을 수동적-강요적이며 단조롭고 힘들다고 느끼며 타인의 지시에 의해 착수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하였다.

 

 그런가 하면, 훗은 놀이와 탐색활동을 별개의 행동으로 구분하였다. 즉, 놀이와 탐색이 특정한 외적 목표의 성취가 아닌, 내적으로 동기화된 행동이라는 점에서는 같으나 놀이가 '이 물건을 가지고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라는 의문에 연관된 행동인 반면, 탐색은 '이 물건의 속성은 무엇인가?'라는 의문을 풀기위한 행동이라는 것이다. 특히 놀이는 특정 사물이 없어도 상상에 의한 활동이 가능한데 비해여, 탐색은 반드시 사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10여 년이 흐른 후에 훗은 동료들과 발표한 연구에서 김옥련과 마찬가지로, 유아들의 놀이를 엄격하게 일 또는 탐색활동과 구분깃기는 어렵다고 주장하였다. 이들은 이 모든 행동을 종합하여 놀이라고 하였으며, '놀면서 배운다'는 인식하에 특히 유아교육기관에서의 놀이를 내적으로 동기화된 학습 활동으로 해석하였다.

 

 유아놀이의 범주에 속하는 행동들의  특성과 차이에 근거해 분류한 것이다. 유아교육기관에서 일반적으로 이루어지는 놀이들을 내적으로 동기화된 학습활동으로 정의할 때 지적인 흥미가 발현되는 인지적 활동과 재미가 발동한 자연적 활동으로 크게 나눌 수 있다. 그리고 이들 간의 중간적 입장을 취하는 것이 규칙 있는 게임이 된다.

 

    (2) 인지적 활동으로서의 놀이

          인지적 활동의 성격을 갖는 놀이에서는 지식의 구성에 관심을 둔다. 따라서이 활동은 외부에서 제기된 자극에서 실마리를 얻어 이루어지며 비교적 기분이나 정서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이 활동을 다시 구분하면 ㅜㅁㄴ제해결 활동, 탐색활동, 생산적 활동 등이 있다.

           

           - 문제해결 활동

              모양판, 조각 그림 맞추기, 미로 찾기와 같은 활동과제 자체에 목표가 내재된 활동이다. 2세 유아라도 모양판을 보면 모양 (ㅁ,△,ㅇ)을 집어 알맞은 곳에 끼우며, 때로는 시행착오를 하면서 성공적으로 활동하려는 모습을 볼 수 있다.

 

           - 탐색활동

              새로운 자극물을 접할 때 그것을 만져 보고 조작하여 시험해 보는 활동이다. 예를 들어, 인형에게 옷을 입히기 위해 유아는 여러 가지 옷감을 피부에 대 보고, 구겨 보며, 물에 겆게 해 보는 등의 다양한 시도를 해 보고 마음에 드는 옷감을 고른다.

 

           - 생산적 활동

             유아가 이전에 비하여 놀잇감 활동이나 놀이 방법 면에서 변화가 있기를 기대하는 활동이다. 예를 들어, 모래놀이터에서 두꺼비집만 짓던 유아가 크고 작은 블록들과 포크레인 등을 활용하여 다리나 성을 만든다든지, 세발자전거를 타고 반환점을 돌아오거나 공 주고받기 놀이를 할 수 있다는 등의 변화를 보여줄 수 있다.

 

 이와 같은 활동들은 주의집중, 노력, 지속성 등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일의 성격에 가까운 경향을 보인다. 따라서 좀 더 즐겁고 부담 없는 성격의 자연적 활동과는 차이가 있다. 

 

 

    (3) 자연적 활동으로서의 놀이

          자연적 활동의 성격을 갖는 놀이에서는 일차적으로 자기 즐거움에 관심을 둔다. 따라서 이 활동은 유아의 기분이나 정서에 따라 이루어지는 경향이 많다. 이 활동은 다시 상징놀이와 반복놀이로 구분할 수 있다.

 

           - 상징놀이 

              가작화 요소가 내포된 놀이로서, 이 가작화가 어떤 측면에서 나타나는가에 따라 표상적 사물의 사용, 사물의 가작화, 역할의 가작화, 행동의 가작화로 나뉜다. 예를 들어, 유아는 장난감 차를 사용하여 밀면서 차의 소음을 나타내며, 의자를 휠체어로, 접시를 바퀴로 가작화하기도 하고, 극놀이에서 간호사나 우체부 역할을 하는 것을 볼수 있다. 그리고 놀잇감이나 자료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마치 컵으로 물을 마시는 듯한 행동이나 빗으로 머리 빗는 행동을 하면서 즐거워한다.

 

           - 반복놀이

              같은 유형의 놀이를 반복해서 하는 활동으로 두 가지 접근방식으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혁신적 반복놀이로서 같은 유형의 놀이라 할지라도 할 때마다 새로운 요소를 첨가해여 반복하는 놀이이다. 예를 들어, 종을 치고 반환점으로 돌아오기 게임에서 처음에는 손바닥으로 종 치기를 했다가 다음에는 팔꿈치로, 머리로, 어깨로, 심지어 발로 옮겨가며 종 치고 반환점 돌아오기 게임으로 반복할 수 있다. 다른 하나는 보존적 반복놀이로서 새로운 요소가 없이 매번 같은 방식으로 반복하는 놀이이다. 예를 들어, 바깥놀이터 시설기구를 매일 같은 방식으로 타면서도 즐거워하는 유아들을 볼 수 있다. 그러나 유아가 특정 놀잇감이나 교재, 교구들 선택하여 언제나 같은 방식으로 놀이한다면 교사는 놀이 형태를 바꿀 수 있도록 지도하여야 한다.

 

    (4) 규칙 있는 게임

            규칙 있는 게임은 정해진 놀이 규칙이 있거나, 사회적으로 구성원끼리 동의를 하여 규칙을 만들고 이를 지켜야 하는 놀이를 말한다. 이 게임은 협동적 게임, 찬스를 사용하는 게임, 기술이 요구되는 게임 및 경쟁적 게임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예를 들어, 주제 환상극놀이를 할 때 학급의 유아들을 다섯 개 조로 나누어 각조의 협동적 측면을 강조할 수도 있고, 유아들을 청군과 백군으로 나누어 풍선 터트리기와 같은 경쟁적 측면이 내포된 게임을 할 수도 있다. 경우에 따라서느 게임 규칙에 찬스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여 게임을 진행하기도 하며, '스무고개'와 같이 기억력-재치 등 기술적 측면을 겨루는 게임도 있다. 최근에 브라운과 본은 놀이의 반대가 일이 아니라, 우울함이라고 주장하기도 하였다. 그것은 일이 재미있어서 할 때 훨씬 발견의 기쁨과 생동감을 느끼며, 놀이 또한 지진하게 몰입하는 과정에서 어려운 문제를 다룰 수 있게 되고 앎의 지평을 넓혀주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둘은 서로 반대방향을 향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상호보완적이라고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놀이가 자꾸만 또 하고 싶은 활동이라는 점에서, 그렇지 못한 상태는 우울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훗 등은 이와 같이 놀이를 범주화하면서 어린 유아일수록 인지적 활동의 놀이보다는 자연적 활동의 놀이가 격려되는 놀이환경과 분위기가 필요하다고 하였다. 이와 함께, 실제로 유아들은 자발적으로 문제해결 활동이나 탐색활도을 하면서 지식을 구성하고 확장함과 동시에 활동 자체의 즐거움이나 만족감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또한, 즐겁게 상징놀이나 반복놀이를 하면서도 인지적 측면의 발달을 도모할 수 있음을 강조하였다.